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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가 세상을 바꾼다 (中)◆
실리콘밸리에 있는 반도체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스는 최근 40년 동안 지켜 온 반도체 분야 사업에 더해 태양전지 제조 분야를 새로운 투자사업으로 선정했다.
마이클 스플린터 회장은 "태양전지는 원유나 석탄 등 다른 에너지 산업에 비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고 있다"면서 "태양전지 사업 분야가 회사에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어줄 것"이라고 확언했다.
그린테크놀로지(GT)가 실리콘밸리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보기술(IT) 붐 이후 한동안 잠잠하던 실리콘밸리가 신재생에너지와 친환경산업 가능성에 주목한 벤처캐피털의 자금 유입으로 활력을 되찾는 것이다.
지난해 실리콘밸리에서 GT 분야 기업들에 대한 벤처캐피털 투자액수는 2억7100만달러(약 2600억원)에 달했다. 전 세계 GT 투자 규모(8억8400만달러)의 3분의 1에 달한다.
성장성과 함께 리스크를 철저하게 따지는 벤처캐피털이 GT 분야 투자를 늘리는 것은 "그린테크놀로지가 황금알을 낳는다(green is gold)"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3년째 고유가가 이어지고 지구온난화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부시 행정부의 정책 방향이 `탈석유`로 선회하자 벤처캐피털이 안심하고 투자에 나선 것. 400여 개에 달하는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털이 지난해 3분기까지 이 지역에서 투자한 규모는 52억달러(4조7840억원)에 달했다. 이는 2005년 같은 기간(46억달러)과 비교해 13% 증가한 것이다.
이에 따라 자금조달이 쉬워진 GT 분야 기업들은 기술개발과 상용화를 위한 투자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와 알라메다, 새너제이, 프리몬트 등 베이 에어리어 인근 지역에서는 새로운 캐시카우(현금창출 사업)로 바이오 산업과 그린테크 분야가 각광을 받고 있다. 지난해 이곳에서 창업한 바이오기업만 수백여 개에 달한다. 연구개발(R&D) 투자도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태양전지 기업인 선파워의 연구개발 비용은 29%나 늘어났다. 칼 가디노 실리콘밸리 리더십 그룹 회장은 "최근 실리콘밸리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클린테크와 바이오 분야의 성장성"이라고 말했다.
론 레시 태양에너지공업협회 회장은 "태양에너지 산업은 최근 5년간 40%나 성장했다"고 소개했다. 화석연료 사용이 늘면서 온실가스 배출이 증가해 지구온난화 현상이 심화된 결과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주택이나 자동차에 대한 각종 에너지ㆍ환경 분야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이에 따른 신재생에너지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2004년 상반기부터 승객용 차량에 대한 배기가스 방출규제를 엄격하게 적용했다. 최근에는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량을 앞으로 10여 년 동안 25% 줄이겠다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뿐만 아니라 아널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백만개의 지붕` 프로젝트를 관철시켰다. 주 예산 30억달러를 보조금으로 지원해 캘리포니아 가정 100만가구의 지붕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하겠다는 것이다.
바이오연료 분야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3분기까지 바이오 연료 분야는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털 투자 가운데 9%를 차지했다. 또 지난해 2분기까지 1년 동안 7%에 달하는 임금 성장률을 보이면서 바이오 분야 인력들은 다른 구직자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수전 루카스 콘웰 SD포럼 사무총장은 "바이오테크와 라이프 사이언스가 실리콘밸리의 비즈니스 모델로 각광받고 있다"며 "GT 분야는 일자리 창출과 환경개선, 자원 확보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인식이 미국 내에서 점차 확산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유럽 지역에서도 벤처캐피털 자금의 GT 분야 유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유럽은 북미나 아시아 지역에 비해 온실가스 규제 강도가 높아 벤처캐피털의 포트폴리오에서 GT 분야를 빼놓을 수 없을 정도다.
유럽 내 리딩 벤처캐피털인 3i는 최근 벨기에의 신재생에너지 기업 일렉트라윈즈 지분을 사들였다. 이 자금을 바탕으로 일렉트라윈즈는 유럽 지역에서 대규모 풍력발전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3i는 일렉트라윈즈의 사업이 본격화하는 내년 1억유로의 투자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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